[이상엽의 과학기술 NOW] 아는 만큼 보이는 블록체인
최근 비트코인으로 대표되는 가상화폐 투자 열기가 거세다. 가상화폐의 핵심 기술인 블록체인은 정보의 분산 저장과 암호화하는 방식으로 거래의 투명성과 보안을 보장하는 디지털 원장 기술이라 할 수 있다. 가장 대표적인 가상화폐인 비트코인의 설계를 살펴보자. 비트코인에서는 모든 거래 기록이 네트워크 참가자들에게 공유되며, 데이터는 블록이라는 단위로 저장되고 각 블록은 암호학적 방식으로 이전 블록과 연결되어 체인을 형성한다.
비트코인에서 각 블록은 헤더와 거래 목록으로 구성된다. 헤더에는 여러 중요한 정보들이 담겨 있다. 블록체인 소프트웨어의 버전, 이전 블록의 해시값, 거래 데이터의 무결성을 보장해 주는 머클루트, 블록이 생성된 시간을 기록한 타임스탬프, 채굴 난이도를 결정하는 목표값과 논스가 포함된다. 현재 블록의 데이터는 이전 블록의 해시와 결합하여 새로운 해시를 생성하며, 이는 다음 블록에서 다시 참조된다.
이러한 구조로 인해 한번 기록된 데이터는 수정이 불가능하다. 단일 블록의 데이터가 변경되면 해당 블록 이후의 모든 해시가 무효화되기 때문이다. 또한 전 세계의 수많은 컴퓨터(노드)에 데이터를 분산 저장한다. 각 노드는 동일한 정보를 공유하며, 새로운 블록이 추가될 때마다 검증과 승인 과정에 참여함으로써 전체 네트워크의 신뢰성을 보장한다.
블록체인은 보안성을 제공하기 위해 해시 함수와 전자서명 등을 사용한다. 해시 함수는 어떤 길이의 입력(또는 메시지)을 받아 고정된 크기의 해시값을 출력하는 함수로서 입력값의 고유한 지문과 같은 역할을 한다. SHA-256 알고리즘이 가장 잘 알려진 것으로, 각 블록의 데이터를 고유한 해시값으로 변환하여 연결한다. 블록의 데이터가 변경되면 해시값도 달라지기 때문에 블록의 데이터 변경을 쉽게 탐지하여 무결성을 보장한다.
전자서명은 공개키 암호의 가장 대표적인 응용으로, 거래의 진정성과 부인 방지를 제공하는 핵심 기술이다. 사용자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공개키와 개인키라는 두 가지 암호화 키를 갖게 된다. 공개키는 네트워크상의 다른 사용자와 공유되며, 개인키는 사용자만이 알고 있는 비밀 키다. 사용자는 자신의 개인키로 거래 내용에 서명하고, 다른 사용자들은 서명자의 공개키로 이 서명을 검증할 수 있다. 이를 통해 거래가 실제 해당 사용자에 의해 이루어졌음을 증명하고, 한번 서명된 거래의 내용은 변경할 수 없게 된다. 각 노드는 서명 검증을 통해 모든 거래가 승인된 사용자에 의해 실행되었음을 확인하며, 네트워크의 신뢰성을 보장하게 된다.
블록체인의 또 다른 중요한 측면은 분산된 참여자들이 어떤 거래들을 블록체인에 추가할지 동의하는 방식을 결정하는 합의 메커니즘이다. 작업증명은 비트코인 등에 쓰인 가장 널리 알려진 합의 메커니즘으로 네트워크의 참여자(채굴자)가 복잡한 수학적 문제를 풀어야 새로운 블록을 체인에 추가할 수 있다. 문제를 가장 먼저 푸는 채굴자가 새로운 블록을 생성할 권한을 얻고 새로 발행되는 가상화폐를 보상으로 받는다. 작업증명의 큰 단점은 막대한 컴퓨팅 자원과 전력을 소비한다는 점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한 것이 지분증명이다. 지분증명에서는 참여자들이 자신이 보유한 가상화폐를 '스테이킹'하여 검증자로 참여하며, 블록 생성자는 보유 지분에 비례하여 무작위로 선택된다. 이를 통해 지분증명은 작업증명에 비해 훨씬 적은 컴퓨팅 자원을 사용한다. 이외에도 다양한 합의 메커니즘이 제안되었으며, 이러한 합의 메커니즘은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안전성과 신뢰성을 보장하는 핵심 요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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