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일본]③블록체인 시장을 포기할수 없는 이유 -RWA/토큰증권
일본의 버블경제 이후 '잃어버린 30년'을 블록체인·웹3를 통해 부활시키려는 움직임이 강해지고 있다.
저성장을 이어온 일본이 어떤 형태로 돌파구를 마련해 시장을 발전시켜나갈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이시바 시게루 총리는 전 자유민주당 디지털사회추진본부 웹3프로젝트팀 좌장이자 중의원 출신 타이라 마사아키를 디지털청 디지털대신이자 내각부 특명담당대신으로 임명했다.
그는 웹3와 대체불가토큰(NFT)을 언급하며 일본의 지방창생(지방경제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공식적으로 언급한데에 이어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관계 부처들 내 시책 검토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은 어떤 형태로 시장을 발전시키고 있을까. 일본에게 블록체인 시장이 중요한 이유와 규제 현황을 순서대로 메타버스와 NFT, 암호화폐와 스테이블코인, 토큰증권 영역에 적용해 살펴본다.
■ 일본, RWA 시장 글로벌 확대 시류...타 영역에 비해 규제 불확실성 존재
실물연계자산(RWA)는 부동산, 예술품, 고가의 자동차 등 실물 자산을 디지털 토큰으로 변환해 소유권을 나눠 거래할 수 있는 방식이다. 암호자산이 근본적으로 가지고 있던 기반 가치에 대한 의문점을 실물 자산으로 뒷받침하는 형태인만큼 최근 글로벌적인 인기가 최근 증가하고 있는데, 탈중앙금융플랫폼(DeFi, 이하 디파이)와의 연계로도 거래 활성화가 이루어지고 있다.
일본에서도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실물 자산을 디지털화하는 RWA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특히 부동산 업계에서는 소액 투자자를 위한 분산 소유권(fractional ownership) 모델이 확대되고 있으며, 이를 통해 개인 투자자도 고가 자산에 투자할 기회를 얻고 있다. 실제로 미쓰비시 UFJ 트러스트 뱅크는 2022년부터 부동산 RWA 프로젝트를 추진해오며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디지털 증권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 부동산을 디지털 자산으로 전환해 부산 소유권 모델을 적용하고, 소규모 투자자들에게 고급 부동산 투자 기회를 제공하고 있으며 미쓰이스미토모 금융그룹, 시큐리타이즈 비트플라이어 블록체인 역시 부동산, 예술품 등을 중심으로 RWA 상품 개발 및 플랫폼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비트플라이어 블록체인은 고급 자산을 디지털화시킨 투자 상품을 제공중이기도 하다. 미쓰이물산 자회사 디지털 커모디티즈가 영국 런던 현물시장 금을 매입하며 이를 바탕으로 발행중인 지팡구(ZPG) 코인도 대표적인 RWA 자산에 해당하지만, 금의 매입 시점과 코인 발행 시점이 완벽히 동일할 수 없어 발생하는 미세한 가격 차이로 일본 내에서는 RWA 보다는 좀 더 포괄적인 암호자산으로 여겨지는 상황이다.
일본 암호자산 거래소협회(JVCEA)가 발표한 RWA토큰 관련 자료
원칙적으로는 RWA는 실물 자산(부동산, 예술품 등)을 디지털화하여 소유권을 나누거나 거래할 수 있도록 하는 개념인데, 아직까지는 암호자산과 유사한 규제가 적용되는 실정이기 때문에 후술될 토큰증권보다는 상대적으로 규제적인 측명이 자유롭다는 인식이 강하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정부가 이러한 시장 확대를 뒷받침하기 위해 관련 법적 체계를 정비중이다.
2023년 개정된 일본 금융상품거래법에 따르면 일본은 RWA 관련 금융상품의 정의와 요건을 명확히 규정했다. 금융청은 RWA 플랫폼 운영사에 대해 자금세탁방지(AML) 및 고객확인(KYC) 요건을 강화했으며, 또한 기술적 안전성을 보장하기 위해 사이버 보안 규제도 강화했다. 다만 이는 일반적인 암호자산 규제와도 같은 맥락이며 여전히 스테이블코인이나 토큰증권 영역에 비해서는 RWA 자체를 위한 규제는 비교적 부족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담보자산 보전과 높은 보안성 요구로 인한 초기 진입 비용이 결국 스타트업의 참여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민성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겠지만, 일본의 경우 '해도 된다'는 부분을 명확하게 법적으로 규제하지 않으면 도전하기 어려워하는 경향이 있다"며 "특히 RWA로서 활용가능한 모델의 기준이 어디까지인가가 중요한데, 상품을 낼 때 금융청의 인가를 받아야하는 구조 아래에서 기준이 정립되는데도 시간이 걸릴 것이고, 인가를 받아야하는 부서도 금융청 내에서 제각각인만큼 혁신적인 모델이 나오는데 오히려 비교적 자유로운 듯한 규제가 장애물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 일본, ST 업계 선두주자로 입지 굳혀가는중...거래가능종목 제한적이지만 명확해
사실상 증권사가 개입해 금융상품으로 취급될 경우 RWA는 곧바로 토큰증권(ST)으로 인식되며 적용되는 규제가 바뀐다.
토큰증권의 경우 일본에서는 유가증권 제 2항이었으나 얼마 전 유가증권 제 1항으로 격상되며 국채 등과 동일한 규제를 적용받기 시작한 바 있다. 토큰증권을 발행할 때 증권사들이 반드시 함께하며 가치산정을 진행해야하고, 확정적인 수익률을 상품으로서 명시해야한다는 점이 실물 자산 기반이라는 점은 유사하지만 RWA와의 주요 차이점으로 꼽힌다.
일본의 토큰 증권 시장 역시 금융상품거래법 개정을 계기로 빠르게 확대되고 있는데 시장에서는 규제기관이 주도해 장기적으로 가져가려는 의지가 강한 것으로 보인다.
금융청이 공개한 토큰증권 규제 관련 자료
금융청은 토큰증권발행 관련한 규제 정비를 위해 자유규제기관으로 JSTOA(일본토큰증권발행협회)를 인가해 정책을 마련하는데 직접적인 도움을 주고받고 있다. JSTOA 회원들은 외국계자본기업 일부를 빼고는 대부분 일본에서 제1종, 2종 증권 라이선스를 가진 기업들이며, 이들은 토큰증권협회(JSTA)도 운영하며 정기총회와 시장 업데이트, 네트워킹 등을 구축중이다. 여기에는 일본 내 대부분의 대기업, 재벌기업들이 소속돼 있다.
토큰증권이 거래량 자체로는 일본에서 아직까지 여명기이긴 하지만 기존의 자금 조달 방식 대비 더 투명하고 효율적인 대안으로 자리 잡은 점, 예적금에 대한 금리가 1% 이하인 일본에서 평균 4% 이상의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점은 투자 요인으로서 매력적이다.
규제가 명확한만큼 증권사 계좌를 통해 토큰증권거래소에서 거래를 하는 법 외에, 라이선스를 보유한 회사가 직접 계좌로부터 현물로 구매할 수 있도록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기 때문에 부동산 중심으로 다양한 종목들이 인기를 모으고 있다. 부동산 내에서 이미 거래가 이루어진 종목으로는 거주용 레지던스 이외에도 아사쿠사 근처 고급 호텔, JR 전차 관련 상품 등이 있으며, 이미 거래를 시작하며 부동산 다음 타자로 예견되는 종목으로는 채권이 꼽힌 상황이다.
지적재산권(IP) 역시 토큰증권 유망 종목으로 꾸준히 언급되고 있지만, IP 관련 토큰증권은 비즈니스 모델이 아직까지 대체불가토큰(NFT)과 차별점을 가지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어 현지에서는 사업 모델을 짜고 금융청의 인가를 받는 과정에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증권사가 들어와서 수익률을 명시할 수 있느냐 없느냐가 사실상 RWA와 토큰증권을 가르는 기준"이라며 "일본 내에서 토큰증권 시장의 성장 규모나 속도를 고려하면 그 중요도는 상당하기 때문에 앞으로도 공격적인 종목 확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글로벌 종목 연동에 대한 현지 의지도 무척 강하지만, 일본 유가증권 제 1항으로 취급되는만큼 까다로운 규제와 실질적인 연동을 위해 필요한 국가간 증권사들의 협업, 계좌개설 등의 문제점이 있어 일본에서도 글로벌 진출을 위해 풀어나가야 할 과제로 인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 비즈트리뷴(http://www.biztribun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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