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혜진의 블록체인 아카이브] 해피머니가 블록체인 기반이었다면 어땠을까
[박혜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교수] 티몬과 위메프 사태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해피머니' 상품권 사태가 우리 사회에 큰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해피머니 상품권 발행사가 7월 티몬을 통해 판매한 1000억 원 상당의 해피머니 판매대금을 받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실상 ‘디폴트(채무불이행)’ 선언을 하였으며, 2024년 5월부터 7월까지 시중에 풀린 해피머니 상품권이 무려 3000억원으로 추정되기에 수 많은 피해자가 양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2021년 큰 파장을 일으켰던 ‘머지포인트 사태'를 넘어서는 역대급 규모로, 개인 고액보유자부터 소상공인, 심지어 대한적십자사까지 그 피해가 광범위한 상황이다.
이렇듯 특정 회사에서 발생하는 상품권이 회사가 파산할 경우 무용지물이 되고 피해자가 양산되는 사례가 반복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전통적인 형태의 상품권은 발행 회사의 신용에 의존할 수 밖에 없어 회사가 파산하면 상품권도 무용지물이 되기 쉽다. 또한 회사와 계약한 특정 가맹점에서만 사용이 가능해 사용처가 제한적인 측면도 있다. 회사가 파산하거나 가맹점이 계약을 종료하면 상품권은 가치가 사라지기도 한다. 실제로 티메프의 정산 지연 사태가 벌어지면서 상품권 가맹점들이 줄줄이 상품권 사용을 막고 있는 상황이며, 헌혈한 뒤 받아 모아둔 해피머니 상품권이 휴지조각이 됐다며 한탄하는 게시물들이 현재 소셜미디어에 줄줄이 올라오고 있기도 하다.
만약 해피머니가 블록체인상의 토큰으로 발행되었더라면 어땠을까? 매년 1500억원 규모로 상품권을 발행해오던 해피머니가 지난 5월부터 발행 규모를 기형적으로 늘렸지만 금융당국은 이를 인지하거나 제어할 권한과 책임이 없었다고 한다. 반면 블록체인 기반으로 발행되는 토큰의 경우 발행량, 유통량, 보유자 구조 등이 투명하게 공개되며 이는 모두 스마트컨트랙트 상의 코드로 관리된다.
이를 통해 부정행위가 방지되고 신뢰성이 확보되며 발행량이나 유통량 등에 이슈가 있어 가격 등에 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경우 누구나 이를 빠르게 알아차리고 사전에 문제를 방지할 수 있다. 실제로 블록체인 토큰 프로젝트의 경우 발행량과 유통량이 회사가 공지한 바와 다르거나 백서에 제시된 내용과 다른 이상한 토큰의 움직임이 사용자들에 의해 포착되어 조정을 거치거나 문제를 미연에 방지할 수 있었던 사례를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발행된 토큰은 또한 중앙기관 없이 분산된 네트워크에서 운영되며, 한 기관의 실패가 전체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지금처럼 티몬과 위메프라는 유통 플랫폼의 신뢰 문제가 발행사로까지 고스란히 전이되어 피해가 일파만파로 커지지 않을 수 있는 것이다.
완전히 정확한 비유는 아니겠으나, 예를 들어 솔라나라는 메인 플랫폼을 기반으로 발행되고 유통되는 다양한 블록체인 토큰들의 경우, 해당 특정 토큰 프로젝트의 성쇠가 같은 생태계 내의 다른 토큰 프로젝트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 솔라나라는 메인 플랫폼에 기술적 이슈나 큰 가격 변동이 발생하는 경우 이는 솔라나 생태계 내의 토큰 프로젝트에 영향을 줄 수도 있겠으나 이 경우라 하더라도 다른 생태계로 브릿지, 또는 스왑 등을 통해 사용자가 위험을 햇지하는 것도 가능하며, 프로젝트 자체가 타 네트워크로 이동하는 것 역시 가능하고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가지고 있는 토큰을 전 세계 어디에서나 사용이 가능하고 다양한 거래소에서 거래가 가능하여 유동성 또한 높은 것 역시 강점으로 볼 수 있다.
이번 해피머니 사태는 전통적인 상품권 시스템의 한계, 그리고 더 나아가 신용을 기반으로 발행 및 유통되는 자산의 위험성을 여실히 보여준다. 탈중앙성이 가져다주는 자율성과 독립성, 그리고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투명성은 자산가치의 보존에서 이들이 효율성보다 더 중요한 요소일 수 있음을 상기시킨다. 특정 주체가 부여한 신뢰가 아닌, 코드에 의해 작동하고 보장된 신뢰를 기반으로 움직이는 블록체인 토큰의 효용을 우리 사회가 보다 더 적절하게 인지하고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출처 : 오피니언뉴스(http://www.opinion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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