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1) 최재헌 기자 = “인터넷 도메인 주소는 블록체인에서 '디지털 부동산'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도메인의 토큰화는 디지털 경제의 새로운 성장축이 될 것입니다.”
블록체인 기반 도메인 등록 기업 D3의 마이클 호 공동창립자는 최근 뉴스1과 만나 이같이 밝혔다. 호 창립자는 과거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에서 근무할 당시 페이스북의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리브라'로 블록체인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D3의 목표는 인터넷에 존재하는 3억6000만개 이상의 도메인을 온체인에 등록하고 거래를 지원하는 것이다. 호 창립자는 "도메인은 하나의 실물연계자산(RWA)"이라며 "사람들이 도메인을 사고 파는 과정에서 하나의 금융 상품으로 자리잡도록 생태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도메인은 인터넷 웹사이트를 식별하는 고유 주소다. 숫자로 이뤄진 IP 주소를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문자 형태로 바꾼 것이다. 입력 한 번으로 원하는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는 '인터넷 부동산 주소'인 셈이다.
실제로 생성형 인공지능(AI) 챗 GPT 개발사 오픈AI는 지난해 도메인 '챗 닷컴'을 인수해 챗GPT 사이트 주소 목록에 추가했다. 정확한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지난 2023년 마케팅 소프트웨어 기업 허브스팟이 챗 닷컴을 1550만 달러(약 216억 원)에 인수한 점을 고려하면 이미 도메인 시장은 막대한 자산 가치가 형성돼 있다는 분석이다.
호 창립자는 "현재 도메인 거래는 복잡한 과정, 정산 지연 등 비효율적인 부분이 있다"며 "도메인을 블록체인의 스마트 콘트랙트를 통해 직접 거래하면 과정이 단순해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도메인 산업은 아직 규제되지 않은 부분이 많아 거래 주체의 신원과 비용을 증명하기 어렵다"며 "블록체인을 활용하면 이러한 부분들을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메인 산업의 전망도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호 창립자는 "인간은 온라인에서 정체성을 필요로 하는데, 그 역할을 도메인이 할 수 있다"며 "현재 3억6000만개에 달하는 인터넷 도메인은 향후 10년 동안 최대 20억개까지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도메인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D3는 자체 개발 블록체인 '도마'(Doma)를 향후 수개월 내 출시할 예정이다. 블록체인 구축에 힘쓰기 위해 지난 1월에는 가상자산 투자사 패러다임에서 2500만 달러의 자금도 유치했다.
호 창립자는 "도메인과 탈중앙화금융(디파이)을 합친 '도메인 파이'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며 "도메인을 토큰화해 많은 이용자에게 접근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마 블록체인을 통해 도메인 산업에 관심 있는 웹2, 웹3 기업도 쉽게 거래를 경험할 기회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D3는 보다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기 위해 솔라나(SOL)와 협업을 선택했다. 호 창립자는 "대부분의 인터넷 기술은 결국 '유통'이 중요하다"며 "인터넷 환경에서 커뮤니티 인지도와 브랜딩을 구축하기 유리한 솔라나와 협업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그는 "솔라나는 지난 2년 동안 3000만명의 생태계 참여자와 소통해 온 대형 블록체인"이라며 "도메인을 소유한 사람들에게 더 많은 효용 가치를 가져다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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