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오션 선점"…은행, 토큰증권 사업 속도
발행시장 겨냥 플랫폼 구축
신한, 고객 자금 유치 온힘
KB, 은행보단 증권서 주력
하나, 미래에셋證 손잡고
발행·유통시장 진출 나서
은행권이 금융 시장의 새 먹거리로 떠오른 토큰증권(STO) 시장 진입에 본격적으로 나섰다. 비록 21대 국회에서 토큰증권 관련 법 통과가 어려워져 22대 국회로 공이 넘어간 상태지만, 미리 준비해 두지 않으면 치열한 경쟁 속에 모처럼 열린 새 시장에서 밀릴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NH농협은행은 모두 토큰증권 발행을 위한 플랫폼 구축 작업에 돌입했다. 우리은행은 삼성증권·SK증권과 공동으로 나서고, NH농협은행은 정부의 사업자로 선정돼 단독으로 플랫폼 구축 작업을 하고 있다는 것이 차이점이다. 두 회사는 토큰증권 시장 중에서도 발행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공격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토큰증권이란 분산원장기술을 활용해 자본시장법상의 증권을 디지털화한 것이다. 주식은 물론 부동산이나 미술품 같은 유형의 자산, 음악과 같은 지식재산까지 거래가 가능하도록 디지털화할 수 있다.
움직임은 NH농협은행이 가장 빨랐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산하 한국인터넷진흥원의 블록체인 확산 사업의 사업자로 선정돼 이미 발행 플랫폼 구축에 돌입했기 때문이다. 이르면 10월, 늦어도 11월이면 플랫폼 구축이 완료돼 NH농협은행과 제휴를 맺은 각종 조각투자 사업자들은 이 플랫폼에서 토큰증권을 발행할 수 있다.
NH농협은행 관계자는 "토큰증권 발행 업무는 전자증권법·자본시장법 개정안 통과와 무관하게 은행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이기에 빠르게 나서 준비하고 있다"면서 "다만 법이 통과되면 토큰증권의 중개 범위가 조금 확장될 수 있기에 할 수 있는 업무 영역이 더 넓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은행은 작년 토큰증권 관련 조직을 신설하고 SK증권·삼성증권과 제휴를 맺어 이 시장에 뛰어든다고 밝힌 상태다. 다음주에는 본격적으로 이들 증권사와 함께 토큰증권 발행 플랫폼을 구축할 예정이다.
우리은행은 앞서 디지털자산 운용 플랫폼 '피스'를 운영하는 바이셀스탠다드와 업무협약도 맺었는데, 우리은행이 주도하는 발행 플랫폼에 더 많은 조각투자 업체들이 들어올 수 있게 계속 협력사를 확대하려는 차원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은 이와 함께 금융 규제 샌드박스 사업자 신청도 준비하고 있다. 토큰증권 등의 핵심인 분산원장기술을 은행의 금융상품에도 도입하고 관리하는 업무를 하겠다는 취지다.
신한은행도 고객의 투자자금 유치와 해당 계좌관리를 목표로 토큰증권 시장에 대비하고 있다. 6월부터는 전자금융업(PG) 기반 예치금 수납관리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며, 미술품 조각투자사인 서울옥션블루, 열매컴퍼니와 업무협약을 맺고 관련 서비스를 하반기 시행한다는 계획이다. 또 같은 신한금융에 속한 신한투자증권 플랫폼과 연계해 발행과 유통 사업에도 나설 전망이다.
'은행권 토큰증권 컨소시엄'에서 유일하게 빠진 하나은행은 그룹 차원에서 미래에셋증권과 손잡고 별도 컨소시엄을 꾸렸다. 그룹 내 하나증권에 더해 미래에셋증권을 추가 파트너로 선택했다. 이에 대해 토큰증권 발행 업무를 하나은행이 담당할 경우 유통 업무는 같은 계열에 있는 증권사가 하기 어려운 점을 감안했다는 해석도 있다.
KB국민은행은 은행권 컨소시엄에 들어가 토큰증권 관련 논의에 공동으로 참여하면서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디지털 자산 수탁 분야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을 찾고 있다. 다만 KB금융그룹 차원에서는 은행보다는 증권 쪽에서 할 수 있는 역할이나 사업이 더 많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출처: https://www.mk.co.kr/news/economy/11024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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