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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토큰증권’으로 조각 투자, 단돈 5000원 내고도 건물주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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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2024.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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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토큰증권’으로 조각 투자, 단돈 5000원 내고도 건물주 된다

건물을 목돈 없이 콩나물 사듯 소액 투자하는 시대는 이미 시작됐다. 단돈 5000원으로도 지분을 챙길 수 있는 부동산 토큰증권(ST) 투자를 통해서다. 최근 부동산 시장이 침체되고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면서 토큰증권 성장세가 다소 가라앉은 것은 사실이다. 토큰의 제도권 편입을 위한 입법도 늦어지고 있다. 그럼에도 증권가에선 여전히 성장 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보고 시장을 선점하려는 물밑 움직임을 지속하고 있다.

토큰증권은 일반투자자가 쉽게 접근하기 어려운 자산이나 권리를 블록체인의 분산원장기술로 디지털화한 증권을 의미한다. 통상 고가 자산, 그것도 특정인끼리 거래했던 미술품이나 저작권이 주요 대상이었는데, 최근에는 중소형 상업용 건물을 대상으로 한 부동산 토큰증권이 관심을 받고 있다.

 

부동산 토큰증권은 건물 지분을 기업 주식처럼 조각내 소액을 투자하게 만든 금융상품이다. 투자자들은 지분에 따라 배당금도 받고 건물에 임차인이 들어오면 임대 수익도 얻는다. 플랫폼 내에서 토큰증권 자체로 거래가 가능하기 때문에 주식처럼 시세차익도 거둘 수 있다.

토지·건물 거래 플랫폼 밸류맵은 최근 발표한 관련 보고서에서 “부동산은 토큰증권 기초자산 중 시세에 대한 확인이 가능하고 투자자들이 관련 투자에 대한 경험이 많은 편이며, 건당 총 투자금액이 다른 기초자산에 비해 높게 형성될 수 있어 토큰증권 가운데서도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손꼽히고 있는 분야”라고 했다.

미국에서는 플랫폼 리얼티(RealT)가 대표적인 부동산 토큰증권 기업이다. 리얼티는 미국 디트로이트 지역 거주용 부동산을 토큰화한 투자상품을 판다. 개별 부동산을 소유하는 회사를 각각 만들어 그 회사 지분을 토큰화해 파는 구조다.

다만 국내 시장에 진출한 부동산 토큰 기업들은 리얼티와 작동 방식이 다르다. 국내에선 플랫폼 회사가 부동산(주로 건물)을 매입한 후 관리와 처분을 신탁사에 맡긴다. 그 뒤 토큰증권을 발행해 투자자들을 모집한다. 이러한 ‘신탁수익증권’ 방식으로 토큰 시장이 형성된 이유는 국내 자본시장법상 아직 토큰증권 법제화가 안 돼 있기 때문이다. 루센트블록·카사·펀블 등 3개 부동산 조각투자 플랫폼만이 2019년 금융위원회 혁신금융 서비스로 지정돼 특례를 인정받으면서 신탁수익증권 형식으로 팔고 있다.

증권가에선 다음달 29일 임기가 종료되는 21대 국회에서 토큰증권 법제화를 위한 법 개정안이 통과될지가 초미의 관심사다. 토큰증권의 유통과 장외거래중개업을 가능하게 하는 자본시장법과 전자증권법 개정안은 지난해 7월 발의됐지만 국회 계류 중이다. 21대 국회에서 통과되지 못하면 22대 국회에서 원점부터 다시 논의해야 한다.

업계에선 토큰증권의 제도권 편입은 시간문제라고 본다. 하나금융경영연구소는 국내 토큰증권 시장 시가총액이 올해 34조원에서 2030년에는 367조원까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증권사들은 시장 선점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신증권은 지난해 3월 부동산 토큰증권 플랫폼 카사의 지분 90%를 매입해 자회사로 끌어들였다. 교보증권 역시 플랫폼 ‘소유’ 운영사인 루센트블록과 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하나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은 올 2~3분기를 목표로 토큰증권 발행·유통을 위한 전용 플랫폼 구축 작업에 들어갔다.

기업들의 미래 먹거리로서 의미가 있지만 투자자 입장에서 주의할 점도 있다. 현 제도상으로는 토큰증권 발행자가 곧 자산 소유자이기 때문에, 자산에 대한 가치 평가가 정확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2022년 6월 소유가 처음 공모한 서울 종로구 안국 다운타우너 건물의 증권형토큰(SOU) 가격만 해도 지난 21일 기준 1주당 2385원으로, 2022년 발행 가격(5000원)에서 반토막이 났다. 업계에선 수익률이 급격하게 하락한 것은 공모가가 고평가됐기 때문으로 본다.

부동산 토큰증권은 실물 시장의 경기 부침을 그대로 반영하기 때문에 한동안 성장세가 정체될 가능성도 높다. 부동산 토큰증권은 대부분 부동산 펀드나 리츠(REITs)가 다루지 않는 중소형 규모 상업용 부동산이 대상인 만큼 시장 분위기에 따라 임차 수요가 널뛸 수 있다. 건물의 수익성이 떨어지면 그만큼 수익률도 하락하고 토큰증권 시장의 변동성은 커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부동산 정보기술(IT) 업계 관계자는 “현재 토큰 시장은 시장 선점을 위해 공격적인 공모가 진행될 가능성이 크지만, 매물을 사고파는 주체가 모두 한 몸인 만큼 자산 가격이 고평가될 수 있다”며 “투자자들은 시장이 자리 잡을 때까지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출처: https://m.khan.co.kr/economy/economy-general/article/202404232039015#c2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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