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마켓in 이건엄 기자] 국내 주요증권사를 비롯한 금융투자업계가 토큰증권발행(STO) 플랫폼 구축을 서두르고 있는 가운데 STO 법제화 지연이 매몰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현재까지는 예상 가능한 범위 내에서 관련 법안 발의 등이 이뤄지고 있지만 변수 발생으로 더 늦춰질 경우 STO 투자 업체들의 부담을 키울 수 있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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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자체적으로 STO 사업 전개를 위한 자체 인프라 구축을 완료한 증권사는 하나증권과 미래에셋증권이 있다. 업계에서는 각 업체들이 STO 사업 전개를 위해 많게는 수백억원을 투입한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콤과 키움증권, IBK투자증권, 대신증권 등도 올 상반기 공동플랫폼 개설을 위해 공을 들였다. 이외 업체들도 조각투자사들과 협업을 도모하며 법제화와 함께 사업 전개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처럼 증권사와 조각투자사들이 STO 사업 전개를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지만 법제화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22대 국회에서 발의된 STO 법안과 관련해 여야 간 이견이 없는 만큼 이르면 내년 상반기 중 입법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지만 여론의 관심 하락과 정쟁 등 불확실성이 산재해 있어 지연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힘들다는 설명이다.
앞서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인 더불어민주당 민병덕 의원은 지난 19일 토큰 증권 법제화를 위한 ‘자본시장법’ 개정안과 ‘전자증권법’ 개정안을 대표로 발의했다. 정무위 소속 김재섭 국민의힘 의원도 지난달 25일 ‘STO 제도화 패키지 법안’을 대표로 발의했다.
당장 21대 국회의 사례만 보더라도 지난해 7월 자본시장법, 전자증권법 개정안이 발의돼 11월 중순 법안심사 소위원회 안건으로 상정됐지만 끝내 통과가 무산됐다. 특히 STO 법안이 다른 법안보다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아쉬움을 샀다.
다른 STO업계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가상자산과 STO 활성화가 예상되는 만큼 국회와 당국도 관련 사안에 대해 손 놓고 있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예산안 처리를 비롯한 여야 간 정쟁으로 STO 법안이 후순위로 밀릴 경우 법제화 지연 가능성이 제로라고 말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문제는 STO에 투자하는 규모가 커질수록 법제화 지연에 따른 매몰비용 부담도 확대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올해 법제화를 상정하고 STO 사업을 준비한 업체들 입장에서는 입법 시일이 길어질수록 수익 창출 제한은 물론 관련 연구와 인력 활용에 제한이 따르기 때문이다. STO 법안이 통과돼야만 조각투자사들이 기초 자산을 토대로 토큰 증권을 발행하고 증권사를 통해 유통할 수 있다.
특히 스타트업이 주를 이루고 있는 조각투자 업계의 피해가 두드러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증권사들은 별도의 비즈니스모델(BM)과 병행을 통해 가상자산 및 STO 팀을 운영하면서 비용부담을 최소화하고 있지만 큰 수익 없이 외부 투자에 의존하고 있는 영세 조각투자사들의 경우 상황이 녹록지 않다는 설명이다. 자금적 여유가 있고 관련 사업 경험을 축적한 소수의 기업만 법제화 시점까지 버틸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 STO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들은 가상자산과 STO팀에 별도의 수익 사업을 붙여 사업을 준비하고 있는 만큼 법제화 지연에 따른 매몰비용이 크지 않다”며 “다만 스타트업의 경우 상황이 다르다. STO 사업에서 나오는 수익이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외부 투자에 전적으로 의존하고 있다보니 법제화가 늦어질수록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출처: https://m.edaily.co.kr/News/Read?newsId=01902406639115240&mediaCodeNo=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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