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현의 블록체인과 AI] 블록체인, 신뢰와 가치를 향해
김종현〈주〉루트랩 대표이사 |
블록체인 기술은 비트코인의 탄생과 함께 세상에 등장한 이후, 다양한 산업에서 그 가능성을 인정받으며 빠르게 발전해 왔습니다. 최근 K-BTF와 같은 국가 주도의 블록체인 혁신 프로젝트나 트럼프 대통령이 주창한 친-가상자산 정책은 이 기술이 단순히 실험적 단계를 넘어 새로운 시대의 핵심 인프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줍니다.
하지만 기술의 성장은 그것만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블록체인이 진정으로 가치를 발휘하기 위해선 방향성을 분명히 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을 줄 수 있는 방식으로 발전해야 합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신뢰입니다. 블록체인은 태생적으로 신뢰를 전제로 하는 기술이지만, 초기의 일련의 사건들로 인해 대중적 신뢰를 얻는 데 어려움을 겪어왔습니다. 이제는 투명성과 책임을 바탕으로 신뢰를 회복할 때라고 보입니다. 국제적으로 표준화된 인증 체계를 마련하고, 대중이 이해하기 쉽고 접근하기 편리한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면 기술에 대한 불신은 점차 해소될 것입니다.
기술이 가진 가치는 그것이 얼마나 실제 문제를 해결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금융 거래의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물론, 지역 경제 활성화나 공공서비스의 투명성을 강화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지역화폐나 블록체인 기반 의료 데이터 관리 같은 사례는 이미 이러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앞으로 블록체인은 단순히 기술적 가능성을 넘어 실질적인 성과를 통해 사람들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블록체인의 탈중앙화 철학은 기술의 핵심이지만, 완전한 분산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문제들도 있을 겁니다. 중앙화와 분산화의 장점을 적절히 결합한 하이브리드 모델이 이러한 한계를 보완할 수 있을 겁니다. 예를 들어 민감한 데이터는 중앙에서 안전하게 관리하면서도 기록은 블록체인을 통해 투명성을 확보하는 방식이 가능할 거고요. 여기에 스마트 콘트랙트를 활용하면 계약 이행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을 겁니다.
환경적인 지속 가능성 역시 블록체인이 풀어야 할 중요한 과제입니다. 작업증명이라는 현재 방식은 높은 에너지 소비로 환경에 부담을 주기 때문에, 에너지 효율적인 합의 알고리즘으로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지분증명 같은 새로운 기술적 접근은 블록체인의 환경적 영향을 줄이는 동시에 기술의 신뢰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입니다. 더 나아가 탄소 배출 감축과 같은 글로벌 이슈에 블록체인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적극 모색해야 할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기술은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금융 포용성을 확대해 은행에 접근하기 어려운 사람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분산형 자율조직(DAO)처럼 더 많은 이들이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블록체인이 활용될 수 있습니다. 기술이 단순히 효율성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한 수단이 되어야 한다는 점은 변함없는 진리일 겁니다.
블록체인의 미래는 그 기술적 진보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를 통해 해결하려는 문제와 창출하는 가치에 달려 있습니다. 사람들에게 신뢰받고, 그들의 삶을 실질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블록체인 생태계를 만들어가는 것이 우리가 나아가야 할 방향입니다. 이제는 기술이 가진 가능성을 넘어, 사람과 가치를 중심에 둔 블록체인의 새로운 여정을 시작해야 할 때입니다.
출처: https://www.yeongnam.com/web/view.php?key=202502030100034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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